[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경제계가 참여정부 인사 모시기 삼매경에 빠졌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3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과 김선욱 전 이화여대 총장, 박병국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새 사외이사 후보로 확정한다.
이중 김선욱 전 총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첫 여성 법제처장으로 임명됐다
KT도 같은날 노무현 대통령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았던 이정우 경북대학교 명예교수와 사회문화수석 비서관을 역임한 이강철 씨를 새 사외이사 이사 후보로 올렸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3월 권재철 한국고용복지센터 이사장과 장달중 서울대 정치학과 명예교수를 사외이사에 재선임했다. 권 이사장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노동비서관을 지냈다. 장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외교·안보 분야 책사로 영입한 인물이다.
호텔신라의 정진호 사외이사는 참여정부 시절 법무부 차관 출신이다. 오영호 사외이사는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과 산업자원부 1차관을 역임했다.
삼성카드는 권오규 전 재정경제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그는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정책수석비서관과 정책실장을 거쳐 부총리 자리에 오른 노무현정부 핵심 인사다.
LG는 같은해 주주총회에서 윤대희 전 국무조정실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그는 문재인정부 경제부총리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던 인물이다.
효성은 지난해 9월 주주총회에서 정상명 전 검찰총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정 전 총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사법시험 17회 동기로 고검장급인 법무부 차관에 발탁됐다. 이후 대구고검장을 거쳐 검찰총장까지 승진했다.
만도도 같은 해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 전 고검장은 대검 중수부장을 지냈으며, 참여정부 시절에는 대검찰청 대변인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장 등 요직을 거쳤다.
이처럼 재계가 옛 노무현정부 시절 주요 인사들을 사외이사 영입 일순위로 내세우는데는 현 정부와의 인맥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문재인 정부의 주요 직책은 상당수 참여 정부 인사들이 맡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06년 노무현 정부의 장기 사회ㆍ경제 목표인 ‘국가비전 2030’ 보고서 작성에 핵심 역할을 했다.
문정인 통일ㆍ외교ㆍ안보 특별보좌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햇볕정책을 설계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노무현 대선캠프 국민참여운동본부 사무총장으로 일했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참여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의 기안을 맡았다. 이밖에도 조현옥 인사수석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윤건영 국정상황실장도 참여정부에서 근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