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박용근 기자] 취업 준비생에게 영화나 드라마에 단역배우로 출연시켜주겠다고 속여 수천만원을 가로챈 엔터테인먼트 임원이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12일 모 엔터테인먼트 입원인 A(24)씨를(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취업 준비생인 B(24·여)씨에게 자신이 연예기획사 임원이라고 소개한 뒤 "단역배우로 출연시켜주겠다"고 속여 연예활동비 명목으로 44차례 걸쳐 모두 3천4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지난해 4월 당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을 준비하던 B씨를 휴대전화 채팅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된 뒤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영화나 드라마에 단역배우로 출연한 경력이 있으면 A씨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입사 지원을 할 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속았다.
A씨는 피해자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아버지의 명의로 엔터테인먼트 법인을 만든 뒤 인터넷에 배우 모집 홍보 글을 올리고 회사 매출과 은행거래 내용 등을 조작했다.
A씨는 유사한 수법으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가 기소돼 현재 불구속 상태로 3건의 재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경찰에서 "A씨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30명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피해자의 말을 들어보면 A씨 아버지와 어머니가 오디션장에 아들과 함께 나타나 심사를 봤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지난달 A씨가 인천에서 전자담배 판매점 2곳에서 18만원어치의 전자담배와 액상을 가로채 달아난 사건을 수사하던 중 연예인 지망생을 상대로 사기를 친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경찰은 A씨 휴대전화 통화 내용과 통장 거래 내용 등을 토대로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