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현행 변호사 제도에 반하는 법안 상정 반대한다"
전국 변호사들이 뿔났다.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취득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데 따른 것이다.
국회는 지난 8일 본회의를 열고 재석 247명중 찬성 215표, 반대 9표 기권 23표로 이 같은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을 가결했었다.
이에 대한변호사협회는 22일 서울 서초동 정곡빌딩 남관 앞(법원 삼거리)에서 '세무사법 개정 규탄 및 법조유사직역 정비 촉구대회'를 열고, 세무사법 개정안의 폐기를 요구하게 됐다.
이장희 사무총장의 사회 진행된 이날 시위는 김현 협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박기태 수석부협회장의 성명서 낭독, 구호제창, 자유발언, 가두 행진 순으로 이어졌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개정 세무사법으로 인해 법치주의와 인권 옹호의 보루인 변호사 제도의 근간을 훼손됐다"며 "이는 국민의 조세 서비스 선택권을 박탈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박기태 부회장도 "국회와 정부는 세무사법을 이용해 변호사와 법조 인접 지역들의 무한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결국 이는 법조직역의 동반 몰락을 초래하고 대한민국 법률 서비스 시장의 대혼란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가 세무업무까지 처리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종언 입법지원실장은 "변호사들이 배우는 법 영역을 보면 세무사, 변리사 등도 겹치고 있다"며 "유사직역을 하나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사의 전문영역이 세무 관련 전문 직종에 비해 좀더 깊이가 있다는 뜻을 돌려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세무사회는 "세무관련 전문성이 없는 변호사가 세무사 자격을 고수해온 것은 적절하지 않은 민폐였다"며 세무사법 개정안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방에서 올라온 한 변호사 참석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세무사법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이 변호사와 세무사간 밥그릇 처럼 비춰지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둘(변호사-세무사)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을 파기하고, 한가지 선택지(세무사) 밖에 없다면 이는 공정경쟁을 방해하는 행위 일뿐만 아니라 그 피해 또한 국민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위에는 변호사 6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유사직역 통합하라!" "로스쿨을 외면말라!" "법조인력 바로잡자" "유사직역 통합"을 외치며 서초동 일대를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