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대형 화재 참사의 근본원인으로 '필로티 구조'와 '가연성 내외장재'가 지목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20명의 사망자를 낸 이 건물 2층 여성 사우나 시설이 발화지점과 가장 가까운 점도 피해를 키운 요인이지만 필로티 구조로 인해 사고가 더 커진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본지도 지난 11월 16일 보도를 통해 필로티 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본지 "필로티 구조, 지진에 취약하고 화재가 발생 시 대피나 진입 어려워" 기사)
필로티 구조의 특성상 사고가 난 스포츠센터 1층에는 차량 15대 주차돼 있었고 이곳에 여성 사우나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있었다는 것.
필로티 구조란, 건축의 기초를 받치는 '말뚝'이라는 뜻을 갖고있는 단어다. 이는 프랑스의 건축가이자 화가인 르코르뷔지에가 제창한 근대 건축 방법의 하나로 건축물의 1층은 기둥만 서는 공간으로 하고 2층 이상에 방을 짓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저가형 빌라나 도시형 생활주택의 건축에 많이 활용되는 건축양식이다.
이 출입구로 차량이 타면서 발생한 연기와 유독가스가 필로티 구조상 공기 흐름이 급속히 2층으로 유입되며 화(禍)를 키운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했다.
또한 건물의 내외장재가 가연성 소재로 시공된 것도 참사의 규모를 키운 원인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사고가 난 스포츠센터 화재의 마감재로 사용된 드라이비트는 스티로폼 같은 가연성 소재 위에 석고나 페인트 등을 덧붙인 형태의 소재다. 이 소재는 화재에 취약한 것은 물론이고 불이 붙으면 유독가스를 대량 방출하는 특성이 있는 소재다.
시공 측의 입장에서는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콘크리트나 벽돌 등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과 시공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효과때문에 많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안전사회시민연대 최창우 대표는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드라이비트 공법이나 필로티 구조 등이 외형적인 문제라면 근본적인 문제는 사람과 안전 우선이 아닌 자본과 이윤의 논리가 문제"라며 "또 하나는 정부나 관료들이 잘못된 것을 발견하면 개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땜빵식 임시방편에 골몰하는 것도 문제"라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또 한가지는 이와 관련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들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라며 "국회도 관련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런 노력은 기울이지 않으면서 안전을 앞세우는 것은 실질적으로 안전하게 하는 것이 아닌 뭔가 보여주기식이고 분위기에 편승하는 것 밖에 안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