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13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대표는 "건국시대의 상징인 이승만 대통령, 조국 근대화시대의 상징인 박정희 대통령, 민주화시대의 상징인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당사에 걸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홍 대표는 이 선언에 앞서 "우리당은 보수우파의 적통을 이어받은 본 당"이라고 발언했다.
홍 대표의 이런 발언을 두고 정가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홍 대표가 한국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당권을 확실하게 장악하기 위한 양수겹장의 노림수를 내놓은 것이 아니겠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는 최근 바른정당을 탈당해 한국당으로 재입당한 9명의 의원들과의 헤게모니 쟁탈전에서 홍 대표가 선제적 공세를 취하면서 한국당을 주도하는 것은 자신이라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이승만-박정희-김영삼으로 이어지는 게 한국당의 정체성이니 이에 반하는 생각을 갖지말라'는 경고의 의미도 담겨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세력은 그동안 꾸준히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을 자신들의 정체성의 핵심으로 여겨서 존중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보수세력의 한 축을 자임하는 한국자유총연맹의 지난해 9월 27일자 보도자료를 보면 '자유총연맹 김경재 총재가 페인트 테러를 당한 뒤 철거된 이승만 동상을 다시 세우는데 앞장서고 있다'며 '김 총재가 이승만 동상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부산 서구청과 협의하여,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이승만 동상을 다시 세울 것을 지시했다'고 적시돼 있다.
또한, '자유총연맹은 이승만 대통령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설립한 단체이고, 현재 자유총연맹에는 이승만 동상이 설치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다른 보수세력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박정희대통령 기념재단(이사장 좌승희, 이하 '재단')은 박정희대통령 기념 도서관 홈페이지에 팝업창까지 띄워서 "오는 13일 오전 10시 박정희대통령 기념관에서 시민성금으로 만들어진 박정희 대통령 동상을 기증받는 기증식을 갖는다"고 썼다.
재단은 "이승만·트루먼·박정희 동상건립추진모임이 시민성금을 모아 제작한 박정희 대통령 동상을 기증받게된다"면서 "박정희 대통령은 애국애족 정신으로 일평생을 조국 근대화와 굳건한 안보구축을 위해 헌신하신 분"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언급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보수세력의 시각이 가감없이 녹아있다는 평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당대표 회의실에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고 있고 더불어민주당 여의도 당사 입구에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흉상이 비치돼 있다.
자유한국당의 최근 흐름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는 시각이 적잖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