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미국이 오는 12월 기준금리를 인상을 시사하면서, 우리나라의 서민경제에 전례없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오는 12월 12~13일 열리는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또 다시 올릴 가능성이 높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도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을 91.3%로 계산했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16명의 연준 위원중 11명이 올해 3차례 기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고수해 12월 금리인상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률은 지난 6월과 마찬가지로 0.25%일 것으로 금융업계는 보고 있다. 이럴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1.5%로 한국의 1.25%를 넘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국경제를 떠받쳤던 외국 자본의 이탈은 결정적으로 된다.
한국은행도 기준 금리를 최소 0.3% 이상 올려 ‘기준금리 재역전 현상’을 방지해야 한다.
문제는 이미 임계점에 도달한 가계부채이다.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가계부채 규모는 전년 동기(1315조원)보다 9% 증가한 1439조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건수는 총 4831만395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3%(543만7425건) 뛰었다.
비은행권에서 돈을 빌리는 생계형 대출 문제도 심각하다. 은행권의 대출 규제 영향으로 고이자율의 제2금융권으로 가계부채가 쏠린 것.
일례로 카드사 대출 건수는 전체 증가 건수의 67.3%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은행권은 예고된 대출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선제적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KEB하나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5년 고정)를 3.827~5.047%로 0.087% 포인트 올리고, KB국민은행은 3.52~4.72%로, 신한은행은 3.49~4.60%로, 우리은행은 3.45~4.45%로, NH농협은행은 3.58~4.72%로 인상한다.
이럴 경우 다른 시중은행도 금리를 5% 선으로 올릴 명분을 얻게 된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이를 빌미로 시중은행은 일제히 또 한차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익명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은행도 당연히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다”며 “단 (한국은행 기준금리인상전) 미리 금리를 올려 수지는 맞췄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공식 발표후는 보너스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은 낮은 금리만을 올려 서민경제와 고통을 함께 나눈다라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하는 전형적인 조삼모사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민단체에서도 대출상환 부담 가중이 가계부채 부실로 증가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남경현 서민금융연구포럼 이사는 “금리가 인상되면 가계비 지출항목에 몇 십만원이 더 얹어질 것이다”며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서민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