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2012년 제19대 총선 당시 기사에 달린 네티즌 댓글 평가(공감/비공감)를 조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동안 네이버를 따라다녔던 ‘실시간 검색어 조작 의혹’에 이어, 댓글 평가마저 조작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네이버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다시 한번 불붙을 전망이다.
지난 22일 경향신문은 “한 네이버 블로그 이용자가 네이버 댓글에 대한 공감/비공감 클릭수가 조작됐다는 주장과 함께 관련 동영상을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당시는 총선을 한달가량 앞두고 있어 어느 때보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시기였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동영상은 2012년 3월14일자 서울신문 기사(“의리 택한 김무성·盧 그림자 문재인”… 낙동강 ‘싸나이 대전’)에 남긴 2개의 댓글 평가가 이상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문제가 된 첫번째 댓글의 경우 조회수가 6인데 반해 비공감 평가는 9로, 조회수보다 비공감 수가 더 많았던 것. 두번째 댓글 또한 조회수는 5였으나 비공감 평가는 9였다. 문제의 댓글 모두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으며, 해당 댓글을 조회하지 않고서는 댓글 평가를 클릭할 수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의문을 자아낸다.
이 보도에서 제보자는 “외부세력이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댓글 성향별로 인기도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증거”라고 꼬집으며 “2012년 당시 댓글놀이를 하다 신기한 것을 발견하고 동영상을 찍어 네이버에 문의를 했는데 별다른 답변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올린(새누리당에 비판적인) 댓글의 경우 조회수가 1 올라갈 때 비공감 클릭 수가 훨씬 많이 올라갔다”며 “누군가 내 아이디로 올린 댓글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손을 대고 있다는 느낌이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네이버 측은 “일종의 서비스 카운트 로직의 오류일 뿐 인위적인 조작의 결과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조회수는 기사를 여러번 클릭하더라도 단일 PC에서는 조회수가 1만 올라가지만, 공감/비공감은 단일 PC에서 네이버 ID를 바꿀 경우 세번까지 가능해 조회수보다 많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의 ‘여론 조작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정치적 사건이 있을 때마다 실시간 검색어가 조작된다’는 말이 공공연한 사실처럼 회자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의혹이 여러번 제기된 바 있다. 이 때문에 네이버는 지난 3월29일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특정 키워드의 순위 변동 내용을 공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사법팀 관계자는 “국정원이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을 통해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를 해왔다는 사실이 정권이 바뀌고 난 이후에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중인데, 이번 의혹 또한 그런 상황의 일환으로 판단된다”며 “국정원이나 군 등의 국가기관이 댓글 조작으로 선거에 개입했는지 명백한 진실 규명이 이뤄져야 하며, 여기에 네이버가 관련돼 있다면 네이버도 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