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가 가장 아끼는 책을 소개한다. 김 교수는 ‘남들이 제시한 답에 집착하기보다는 새로운 질문을 찾고자 노력한다’고 말한다. ‘더 큰 차원의 통찰에 이르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다. 본질을 꿰뚫는 시각을 갖기 위해서는 보다 깊게 생각해 보고 반대로 고민해 보아야 한다. 저자에게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 준세계가 바로 책이다.
과학자에게 영감의 원천 제공
여기 소개되고 있는 책들은 모두 저자에게 참신한 영감의 원천들이었다. 삶의 가치를 고민하게 만드는 사르트르와 랭보로부터 역발상의 지혜를 보여주는 역사학자, 지식보다 진실을 추구했던 전문가들, 그야말로 과학과 인문학의 통섭을 실천하는 책 읽기를 보여준다.
김대식 교수는 10대 때부터 그리스 비극 같은 여러 고전을 독파해 온 책벌레다.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는 ‘빅 퀘스천’으로 독서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저자에게 지적 상상력을 제공한 책들을 향한 오마주다. 과학자의 ‘빅 퀘스천’은 바로 이 책들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학자들에게 늘 자료가 풍부한 건 아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일상에서도 문제 해결을 돕는 정보가 다 내 손 안에 있는 것도 아니다. ‘미메시스’에서 제한된 정보가 오히려 풍부한 해석이 나올 수 있음을 지적한다. 아우어바흐의 통찰을 통해 김대식 교수는 현실에 제한받지 말고 진실을 찾을 것을 제안한다.
저자는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을 읽고 영웅이 되려고 고군분투하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사실 가장 추구하는 것은 작은 행복에 있다고 말한다. 또 사르트르와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소개하면서 ‘함께 혼자’ 사는 태도를 제안한다. 이처럼 위대한 작가들로부터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거대한 물음의 조각들을 찾아 나간다.
새로운 질문을 찾아라
AI를 비롯한 최첨단 기술로 그 어느 때보다도 사회적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더 이상 기존의 룰만을 따를 수 없기에 무엇보다도 현상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사고력이 필요한 때다. 이제 남들이 정한 룰 안에서 경쟁하기보다는 그 룰 자체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룰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저자는 답을 찾기보다 질문을 찾으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가 코앞의 문제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기계가 언젠가 질문할 수 있는 이 위험한 질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기계는 무엇을 원할까? 왜 기계는 사람을 위해 일해야 하는가? 왜 인간은 존재해야 하는가?’ ‘이 거대한 질문들에
답할 수 없다면, 우리 인류의 미래도 없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이제는 창조적인 파괴가 필요하고, 전혀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기도 하고, 남들과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 보기도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본질적인 질문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오랫동안 독서광이었던 저자의 읽기 스펙트럼은 고전에서 현대까지, 문학에서 인문학으로, 자연과학에서 기술과학으로, 종횡무진 확장되고 있다. 나만의 읽기 혁명을 실천하고 있는 과학자의 책 읽기를 통해 우리는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