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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트랜드] 예능인 듯 교양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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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나 이슈를 재미있게 전달... 시청률·영향력 두 마리 토끼 잡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재미에 의미를 더한 교양 예능의 전성시대다. 그저 순수하게 웃기엔 너무 암울한 시대여서일까. 아니면 가치관의 혼란기에 철학적 사고가 요구되는 시대여서 일까. 예능에 단순 재미를 넘어 가치를 부여하는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있다.


정통 착한 예능 ‘내 집이 나타났다’


JTBC ‘내 집이 나타났다’는 과거 MBC의 ‘러브하우스’와 거의 똑같은 프로그램이다. 비인간적인 주거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가족에게 집을 부수고 다시 지어준다는 ‘착한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나섰다. ‘러브하우스’가 인기를 끌던 시절은 MBC 교양 예능의 전성기였다. 그리고 ‘러브하우스’는 아니지만, 이경규는 ‘양심냉장고’로 당시 교양 예능을 대표하는 스타였다. ‘내 집이 나타났다’는 이 같은 원조 교양 예능의 여러 가지 이미지를 중첩시키며 정통 ‘착한 예능’의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기획과 달리 프로그램은 찬반양론에 휩싸였다. ‘러브하우스’가 내부 인테리어를 바꿨던 것과는 달리 ‘내 집이 나타났다’는 집을 아예 부수고 다시 짓는다. 다시 지어야 할 만큼 쓰러져가는 집을 선택해 설득력을 얻기는 했지만, 완성된 집이 서민의 삶과는 괴리된 지나치게 호화로운 결과물이어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는 취지에 과연 부합되는 것인가라는 비난을 받았다.


‘내 집이 나타났다’의 이 같은 논쟁 지점은 ‘교양 예능’이 안고 있는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말해주는 것 같아 흥미롭다. ‘내 집이 나타났다’는 사실 스토리온의 ‘Let美人(렛미인)’과 같은 형태의 프로그램이다. 삶을 고통으로 내몰 만큼 외모적 결함이 심각한 여성이 각 부위의 전문의에게 성형수술을 받아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이 프로그램은 설득력을 얻기 위해 누구나 공감할 만큼 수술이 필요한 대상을 찾았다. 그리고 그녀의 삶을 아주 불행하게 과장하고 대체 왜 필요한지 알 수 없는 가슴확대수술까지 해서 필요 이상의 성형미인을 만들어냈다.


상업적 방송국에서 이 같은 프로그램의 제작비는 협찬에 의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사실상 ‘렛미인’의 주인공은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다. 시청자에게 그 의사를 찾아가고 싶은 욕망을 주입시킬 수 있을 만큼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건 당연한 논리다. 출연자를 돕는 척하지만, ‘윈-윈’하는 것이 방송의 속성이다.


‘내 집이 나타났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 엄청난 제작비는 각종 건축 업체에서 나오는 것이다. 많은 가난한 사람에게 골고루 집을 지어줄 수 있을 만큼 소박한 투자로 분산을 하게 되면 광고 효과가 떨어진다. 호화로운 집은 어쩔 수 없는 결과물인 것이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교양 같지만 예능인 것이다. 가난이나 곤란에서 벗어나는 순간을 보는 대리만족도 얻고, 좋은 일을 한다는 뿌듯함도 느끼며, 건축이나 인테리어 정보 또는 광고도 전한다는 여러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이다. 단지 문제는 시청자의 사고방식이 많이 변했다는 것이다.


사회적 문제 공론화, 인문학적 담론


‘내 집이 나타났다’는 어쨌든 좋은 취지의 예능이지만, 최근의 교양 예능 트렌드에 비하면 좀 낡은 느낌이 있다. 과거 교양 예능이 공익 캠페인적 성격이 강했고 방송의 힘으로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돕는 등의 형식이 많았던 반면, 최근의 교양 예능 트렌드는 사회적 문제를 공론화하고 인문학적 지식이나 담론을 전달하고 나누는데 포인트를 둔다.


MBC ‘무한도전’은 이슈성을 항상 중요시한다. 최근 유행하는 코드들은 꼭 등장하는 것이 ‘무한도전’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사 열풍과 힙합 인기에 발맞춰 설민석 강사가 출연자들에게 역사 강의를 하고 이것을 토대로 무한도전 멤버들과 힙합 가수들이 음악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방영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JTBC ‘비정상회담’은 보도나 시사프로그램이 주로 차지해왔던 ‘영향력’을 가진 예능 프로그램이 됐다. 각국의 대표들이 등장해 특정 주제를 둘러싼 토론을 벌이는 형태로 교양 예능의 새 지평을 열었다. 기존의 외국인이 등장하던 프로그램이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라는 대상화에 갇혀 있었던 것과 달리, 이 프로그램은 글로벌적 사고방식의 확장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끌어냈다.


이들 프로그램의 인기와 젊은 세대들의 지적 욕구에 발맞춰 교양에 의미를 더한 프로그램들이 늘어나고 있다. ‘어쩌다 어른’이 각 분야의 전문가가 강사로 등장해 질 높은 강연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면, JTBC 예능 프로그램 ‘말하는대로’는 다양한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형식 없이 자유롭게 말하는 버스킹 프로다. 출연자는 연예인이기도 정치인이기도 일반인이기도 하고 청중도 길을 가다 발길을 멈춘 불특정 다수다. 이들 프로그램은 지상파 부럽지 않은 인기와 영향력을 누리고 있다.


도서 예능도 유행이다. EBS ‘책대로 한다’, KBS ‘책번개’ 등이 새롭게 시작해 시선을 끈다. KBS에서는 지난해 11월 4부작 ‘서가식당’을 통해 요리와 책읽기를 접목한 예능을 실험하기도 했다.


문화평론가 김이성 씨는 “재미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고 있다”며, “세계관의 공감, 지적 호기심의 충족에 대한 열망이 높아진 결과”라고 최근 예능 트렌드를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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