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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상상력과 고전적 매력의 스팀펑크 애니메이션
‘아브릴과 조작된 세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이 실종되면서 과학의 진보가 이루어지지 않은 40년대 가상의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전기 대신 증기기관이 극도로 발달한 유럽을 배경으로 한 최근 유행하는 스팀펑크물이다.


프랑스 국민 만화가 자크 타르티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돼 ‘페르세폴리스’ 제작진과 ‘설국열차’의 원작자인 뱅자맹 르그랑이 시나리오 작가로 참여했다. 제39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장편 대상, 제26회 자그레브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관객상 수상작이며, 제19회 부천국제판타스틱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상영됐다.


20세기 과학자들의 실종


1941년 석탄과 증기기관만이 존재하고 나폴레옹 6세가 통치하는 프랑스 파리. 과학자들이 실종되는 의문의 사건이 계속되는 가운데 선대의 연구를 비밀리에 이어 받아 불사의 에너지를 개발하기 직전이었던 한 과학자의 가족이 납치되고 어린 딸 아브릴만 남게 된다. 10년 후 아브릴은 못다 이룬 가족의 연구를 비밀스럽게 진행한다. 말하는 고양이 다윈과 부모님을 찾지만 자신도 누군가에게 미행당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연히 부모님이 납치될 때 헤어졌던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그들이 올거야, 위험해’라는 아빠의 메시지를 받는다. 아브릴은 정체를 모르지만 자신을 쫓는 세력들을 피해 달아난다. 그녀를 계속 감시하던 정부와 사이보그 쥐에게 비밀실험이 발각되는 과정에서 아브릴은 부모의 사건이 20세기 과학자들의 실종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을 둘러싼 음모와 추격으로 조작된 세계 속으로 빠져 들게 된다.


20세기 산업 발전의 바탕이 되는 기술들이 등장하지 않았다면? 에디슨 아인슈타인 같은 위대한 과학자들이 없었다면? 기술의 진보가 19세기에 멈췄다면? 영화는 이 같은 역사에 대한 가정에서 출발한다. 과학자들을 납치하는 의문의 조직 활동으로 전기나 석유의 개발 없이 과학기술이 정체된 가상세계가 ‘아브릴과 조작된 세계’의 배경이다. 증기기관만이 크게 발전한 이 세계의 파리는 증기기계들이 내뿜는 매연으로 가득한 회색빛이다. 대기는 방독면을 써야할 만큼 오염되고 석탄의 고갈, 무차별적 벌목, 목재를 둘러싼 전쟁이 벌어진다.


마리옹 꼬띠아르 목소리 주연


‘아브릴과 조작된 세계’는 자크 타르디의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프랑스 국민 만화가 자크 타르디는 1970∼80년대를 풍미한 그래픽노블의 가장 걸출한 인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세계 1차 대전, 프로이센 조약 등 역사 속 사건을 배경으로 사실적이면서도 사건을 통해 주장하고 싶은 가치를 호소력 있게 표현하는데 능통하다. 이번 작품에서 자크 타르디는 직접 시나리오를 썼으며, 오랜 친구 뱅자맹 르그랑이 각본 및 공동각색에 참여했다. ‘설국열차’의 원작자로 유명한 뱅자맹 르그랑은 소설 번역 만화 시나리오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작가로 자크 타르디와 함께 ‘바퀴벌레 죽이는 사람’(1984)을 발표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그의 작품 ‘아델 블랑섹의 기이한 모험’이 영화화 된 후, 다시 소설로 옮기기도 하는 등 자크 타르디의 작품 세계를 깊이 이해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영화는 자크 타르디의 기발한 상상력과 비주얼이 가장 큰 매력이다. 두 개의 에펠탑, 영국과 독일을 횡단하는 비행기구, 증기 자동차, 케이블카 등 현대적이면서도 고전적이며 사실적으로 그려낸 석탄 매연 자욱한 가상공간은 신선한 볼거리로 가득하다. 특히 전반에 가득한 레트로적 감성은 이 애니메이션의 최고의 가치다.
이외에도 마리옹 꼬띠아르가 목소리 주연을 맡은 점도 감상 포인트다. ‘빅 피쉬’ ‘라비앙 로즈’ ‘다크 나이트 라이즈’ ‘내일을 위한 시간’ 등 프랑스와 할리우드를 오가며, 상업영화에서 예술영화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색다른 연기 변신을 해온 마리옹 꼬띠아르의 새로운 도전이다.


제작진은 캐릭터의 목소리에 배우의 상상이 고스란히 표현될 수 있는 방법으로 등장인물의 이미지를 보여주지 않고 캐릭터에 대한 설명만 전달해 녹음을 진행했다. 마리옹 꼬띠아르는 과학자 부모님의 실종으로 외롭게 혼자 살아온 아브릴의 모습을 겉으로는 툴툴거리지만 마음은 여린 캐릭터로 표현해 좋은 평을 이끌어냈다.
‘아브릴과 조작된 세계’는 유머러스하고 산뜻한 전개, 독특한 세계관과 레트로적 감성, 곳곳에 배치된 풍부한 상징, 무엇보다 주인공과 말하는 고양이 다윈이라는 강렬한 캐릭터 등 매력적 요소가 많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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