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농산물 가격안정을 위해 수매비축사업을 시행하면서 국산보다 10배 넘는 수입산 농산물을 비축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민들 입장에서 풍작이 들면 팔 곳이 없어 가격이 폭락하고, 흉작 때 가격이 오르면 정부가 값싼 수입 농산물을 시장에 유통시켜 땀흘려 수확한 농산물을 제값에 팔지 못하는 이유가 밝혀진 셈이다.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이개호(더불어민주당,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의원이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국산 농산물 수매비축량은 10만9,642톤에 불과한데 수입산은 117만1,827톤으로 10배 넘는 차이를 보였다.
금액으로 환산해도 국산은 2,285원어치, 수입산은 1조1,613억원어치로 5배 차이가 났다.
풍작으로 주요 농산물 가격이 크게 하락한 연도별 수매비축량을 살펴보면 aT의 국내 농산물 가격안정 의지를 더욱 의심하게 했다.
고추가격이 전년대비 절반 값으로 폭락한 지난 2013년 aT는 단 6천99톤만을 수매했다. 같은 해 배추도 반값으로 떨어졌지만 1만1,823톤 수매에 그쳤다.
2014년에는 양파가격이 전년평균 절반 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5년새 최하가격으로 떨어졌으나 수매물량은 1만5,450톤에 불과했다.
반면 수입산 농산물은 고추, 마늘, 참깨, 콩 등을 꾸준히 수입해 최근 4년 연간평균 2,903억원어치를 비축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산은 평균 571억어치를 수매비축, 수입산의 단 19% 수준에 머물렀다.
이의원은 “농산물 가격안정을 위해 농민들의 희망곳간이 돼야할 aT 수매비축 사업이 수입산 농산물로 가득 들어찬 절망곳간이 된 꼴”이라고 지적하며 국내산 농산물의 수매비축 사업 확대를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