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천세두 기자]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1분기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현대차는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기 침체로 고전한 반면 기아차는 쏘렌토, 스포티지 등 RV 판매 확대로 호실적을 이끌었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실적현황에 따르면 현대차는 영업이익이 1조3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줄어든 1조76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2조3506억원(자동차 17조2389억원·금융 및 기타 5조1117억원) 등으로 전년보다 6.7% 늘었다.
1분기 매출액 증가에도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는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경기 침체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흥국 경기 둔화로 국내공장 수출 물량이 감소하고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며 고정비가 상승했다.
현대차는 1분기 인도, 미국 등에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 6.2% 판매량이 증가한 14만5000대, 9만4000대를 팔며 선전했다.
하지만 신흥국 시장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러시아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19.7% 판매량이 감소해 4만1000대를 기록했다. 브라질에서도 전년보다 20.8% 감소한 3만4000대를 팔았다. 중국에서는 전년보다 18.2%나 감소한 22만9000대 판매에 머물렀다.
여기에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 광고 및 신차 출시 등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R&D(연구개발) 투자 확대로 인한 경상연구비 증가로 영업부문 비용(2조8969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5.6% 늘어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자동차 업계 일각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위주로 자동차 시장의 흐름이 바뀌면서 세단 중심의 현대차가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게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기아차는 1분기 실적에서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기아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63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13.2% 증가한 12조649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9446억원으로 전년보다 4.6% 늘었다.
카니발, 쏘렌토, 스포티지 등 RV 차량이 글로벌 판매 확대를 견인했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RV 판매가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며 "유럽에서 스포티지는 3월에만 1만8092대가 팔렸다"고 말했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유럽에 진출한 이후 최다 월 판매기록이다.
222기아차는 적극적인 신차 마케팅 강화로 이 같은 실적 개선 추세를 2분기에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신형 스포티지는 2분기 이후 세계 전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된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친환경 소형SUV '니로'도 올해 하반기 미국과 중국에 출시한다. 또 5월부터 가동될 기아차 멕시코 공장을 통해 북미, 중남미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방침이다.
현대차도 2분기에는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고 SUV 공급을 확대함으로써 1분기 부진을 씻겠다는 각오다.
현대차는 2분기 중으로 신형 엘란트라를 미국과 중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러시아에서는 신형 쏠라리스를 출시하고 SUV 신차 크레타를 8월 출시한다. 친환경차 아이오닉의 글로벌 시장 판매도 확대한다.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시장 안착에도 주력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1분기 중 신형 아반떼를 미국과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출시했고 시장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다”며 “2분기부터 본격적인 신차 효과가 발생할 뿐 아니라 SUV 공급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가고 있는 만큼 향후 판매 증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