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경영난에 빠진 한진해운이 회생의 첫 분수령이 될 사채권자 집회를 다음달 19일 열기로 했다.
한진해운은 27일 "5월19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2길 25(여의도동) 한진해운 본사 23층 대강당에서 한진해운 제78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에 관한 사채권자집회를 소집해 채권 재조정의 건을 상정한다"고 밝혔다.
3000억원 중 현재 잔액이 358억원으로 비교적 적긴 하지만 한진해운은 악화된 자금사정 때문에 만기 연장 등을 채권자들에게 요청할 계획이다.
25일 채권은행에 자율협약을 신청한 뒤 처음 열리는 이번 사채권자 집회는 한진해운의 회생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집회는 6월 열릴 다음번 사채권자 집회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자금난이 심각한 한진해운 입장에선 용선료 인하 협상 성사만큼이나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진해운의 채무 규모는 5조6000억원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금융권 차입금은 7000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해외에서 조달한 선박금융과 공모사채 등 사채권자들이 보유한 '비협약채권'이다.
이 때문에 이번 집회에서 사채권자들이 채무 재조정에 동의할 경우 한진해운 회생 가능성이 커지겠지만 만약 동의하지 않을 경우 외국 용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은 물론 채권은행들과의 자율협약도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 밖에 한진해운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에이치라인해운(H-Line) 주식 전량(52만6316주)을 팔아 340억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주식 처분 일자는 다음달 13일이다. 한진해운은 처분 목적으로 '보유 지분 매각을 통한 운영자금 확보'를 제시했다.
이번 주식 처분은 한진해운이 25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에 포함돼있던 내용이다.
자구안에는 '터미널 유동화로 1750억원을 확보하고 상표권·벌크선·H-Line지분 등 자산을 매각해 1340억원을 마련하며 부산사옥 등 사옥의 유동화를 통해 1022억원을 확보, 총 4112억원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