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석의 행복부자학] 해외투자는 분산투자의 하나다

2014.10.01 09:02:30

필자는 지난 7년간 캐나다와 한국에서 교대로 체류하고 있다. 사실 7년 전에 캐나다로 이민을 떠났고, 현재는 자녀들이 모두 원하는 대학에 입학한 관계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여 다시 우리나라가 주 거주지가 된 상태다. 이민 후 국내 자산을 해외로 옮기는 데 그렇게 까다로운 절차를 밟는지는 몰랐다. 소유 자산에 대해 모두 정당하게 번 것임을 입증해야 했고, 또한 수입에 대해 제대로 세금을 납부했는지의 여부도 모두 조사한다.
필자의 경우 10년 동안의 은행계좌와 증권계좌 내역을 거의 모두 제출했던 기억이 있다. 필자는 모범납세자임을 자부한다. 베어링 증권 시절에는 우리나라에 거액의 연봉자나 벤처기업이 없었던 시절이었고, 필자는 철저하게 실적으로 평가받는 외국계 증권사에 소속되었기 때문에 매우 큰 금액의 인센티브를 얻을 수 있었다. 여러 해 동안 억대의 세금을 낸 적도 많다. 국세청장으로부터 모범 납세에 대한 감사편지도 받았다는 사실은 자부심에서 얘기하고 싶다.
여하튼 캐나다로 일부 자산을 옮긴 후, 필자는 캐나다에 법인을 설립해 현재까지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필자는 국내 대학에서 경영학 강의를 맡고 있기에 캐나다에 직접 체류하며 펀드를 관리할 수 있는 기간은 방학 동안인 2개월 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한국에서도 브로커를 통해 주문을 낼 수 있지만 지난 7년간 2~3번에 불과하다.
캐나다의 거주지에도 증권사 지점이 있어 주식과 채권 등 유가증권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성장성과 안정성 그리고 무엇보다 배당수익률을 중점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로 했고, 이와 함께 금과 석유 등을 포트폴리오의 헤지 차원에서 일정 비율을 편입시키기로 했다.
필요한 정보는 거래하는 Scotia Mcleod 투자은행에서 발간하는 리포트와 시립도서관의 각종 금융잡지, 그리고 투자 전략의 밑그림을 위해 포춘지, 포브스, 그리고 월스트리트 저널을 읽으면서 짜 나가기 시작했다.
해외 직접 투자는 필자로서도 처음이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했고,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한 기간도 여유있게 활용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현재까지 얻은 펀드 수익률이 매우 만족할 만하다는 것이다.
총 투자 종목은 8개다. 그중 4개는 ETF이다. 이머징마켓(ISHARES-EMG MKT), 브라질(ISHARES-BRAZIL), 그리고 금(SPDR GOLD TURST), ETF에 펀드 전체 자산의 50%를 투자했다. 나머지는 애플(AAPL) BMW(BAMXY), 캐나다 회사인 AGU와 TRP등으로 구성하고, 적정한 현금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수익은 7년간 50%를 약간 웃돈다. 자랑할 만한 수익률은 아니나 해당 기간 동안 국내외의 증시가 급등 및 급락을 거듭하며 변동성이 컸다는 것을 감안하면 첫 해외 직접 투자로선 괜찮은 실적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금 시세가 크게 상승하여 톡톡히 제 역할을 한 것이 주요했다.
다른 한편으론 7년 동안 불필요한 매매를 자제하고 최소화했다는 점이다. 매매의 자제에는 다른 요인도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주식매매차익(Capital Gain Tax)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지만 캐나다는 주식의 처분이익에 대해 손실분을 제하고 순차익 분의 약 20%정도를 세금으로 내야한다. 그런 이유로 장기보유를 위한 주식투자 문화가 우리나라보다는 훨씬 높게 정착되어 있다. 장기 보유자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이 적용되므로 매수 후 보유 전략이 보다 유리하다.
배당이 나오지 않는 금과 석유 ETF를 제외하고는 매수 당시 편입 종목들의 배당수익률이 2~4% 정도였으나, 현재는 5%정도의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이유는 매수단가는 일정하고 매년 기업수익은 높아져 배당 성향이 동일해도 배당금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절반 이상을 운용수수료가 0.4% 정도인 ETF에 투자하여 개별투자보다 위험성을 낮추고 간접 투자이되 수수료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국내 투자자 대다수가 해외 직접 투자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이 경우 간접투자에 대한 관심을 가져볼 필요는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년의 고도 성장기는 이미 마감을 했고, 경제는 성숙되었고, 성장률은 점차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747공약 같은 것은 이미 오래전에 불가능한 얘기다. 선진국을 보라. 7%성장이 가능한 얘긴가? 그런 측면에서 이제 고도 성장기에 와 있는 여러 국가들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는 것은 추천할 만하다. 물론 지난 수년간 해외펀드에 투자하여 손실이 큰 상태임은 필자 역시 잘 아는 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투자가 가능하다면 현재는 좋은 기회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파트 가격이 하늘로 치솟고 있을 때 사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폭락했을 때 사는 것이 좋은가. 투자란 내재된 가치보다 싸게 사는 것이 유일한 성공의 길이다. 더 싸게 살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투자가 어디 있겠는가? 가격을 보지 말고 가치를 보자. 대상의 현재만이 아닌 미래까지 그려보자. 그렇다면 이런 손실 국면에서도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복지예산의 증가 등 세수가 부족하여 머지않아 증권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조만간 가시화될지도 모른다. 물론 이로 인한 증시의 혼란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펀더멘탈을 뒤흔드는 일은 아니며 과도기가 지나가면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또 이런 자본 차익에 대한 과세는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분별한 단타 매매가 줄어들고 세금 혜택 등을 노리는 장기 보유자가 늘어나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그러한 상황이면 배당이 높은 기업에 대해서 다시 재평가될 수 있는 기회가 올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요즘처럼 유망 정치인 관련주가 판을 치는 이유도 주식매매차익에 대한 과세가 없기에 가능하다. 거래세 0.3%와 온라인 매매를 통한 0.1%정도의 매매수수료는 신경 쓰지 않고 단타 위주의 매매를 하는 것이다. 주식 작전도 이래서 가능하다. 그러나 이익의 20% 정도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제 우리의 투자 행태도, 투자 전략도 변해야 할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오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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