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하루 같은 1년/1년 같은 하루, 하루/그처럼 사라진 나/그리고 당신”(나태주의 시 ‘12월’)처럼 지난 한 해가 후욱~ 사라졌다. 그렇지만, 2022년의 여운은 올해도 계속된다니 걱정이 앞선다.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K콘텐츠의 활약’같은 좋은 일은 금새 잊혀지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태원 할로윈 참사, 경제 삼중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같은 좋지 않은 일들은 지속되는 느낌이니 계묘년 새해가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다. 특히나 아직도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의 지속이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상저하고의 경제 회복 전망
신문 경제면에서는 올 한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1%대 후반으로 전망하는 기사가 많다. 아시아개발은행 등 주요 경제단체들은 잠재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위험이 커질 것이란 분석도 한다. 생산가능 인구가 급감하는 가운데 생산성 정체로 인한 저성장은 특단의 조치(규제 혁신과 정부의 미래 산업에 대한 성장동력 확보)가 없다면 불가피한 현실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기대 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작년 주식시장은 대다수 투자자들에게 슬픔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코스피가 연간 20% 이상 하락한 가운데 개별종목들은 이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그러하겠지만 하반기부턴 다소 긍정적이길 바라는 ‘희망’도 있다. 상반기에 악재들이 해소되면 하반기부터 반등할 수 있다는 논리인데 문제는 언제나 악재가 있다는 것이다. 대형 우량주와 고신용 회사채 중심의 방어적 투자만이 살아남을 공산이 크다. 테마주로는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소형모듈 원자로(SMR) 등이 꼽힌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변경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수혜주인 2차전지의 미국내 투자 활성화로 성장세가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경우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해 IRA 법안 유예가 확정되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약세를 면치 못하는 반도체 역시 출하 개선과 재고 감소를 바탕으로 수치를 점차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베어마켓’, 즉 주가와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원칙으로 돌아가 긴 호흡으로 때를 기다리는 지혜를 발휘할 때’임을 강조한다. 원칙이란 ‘첫째, 급격한 금리 인상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니 투자 호흡을 길게 가져갈 것. 둘째, 주가가 많이 하락한 상황이니 조심스럽게 주식형 상품에 관심을 가질 것. 셋째, 세계 경기는 하락 가능성이 높고, 중국 시장도 불안정하니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 등이다.
부동산 역시 2023년 상반기를 저점으로 다시 되살아나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투자가 부동산이다. 금리급등으로 가장 큰 타격을 본 투자시장이 부동산이다. 더구나 부동산 투자는 자금 유동성에서 비롯되는데 투자자, 실수요자, 전세 수요자 모두 대출로 자금을 충당하다 보니 급격한 금리인상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이어졌다. 이런 추세가 바뀌려면 원인자인 금리 안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美 연준이 세계적 경기침체를 우려해 금리인상을 자제한다면 상황은 바뀔 수 있다. 경제는 심리이니 주담대 금리가 6~7%대만 유지하더라도 시장은 그 안에서 적응할 것이다. 정부의 규제 완화와 세제혜택 그리고 3기 신도시 건설, 재개발, 재건축과 같은 활성화 정책이 먹힐 수 있다. 부동산 경기 곡선이 상반기를 저점으로 하반기부터 다시 살아나길 희망해 본다.
2023 소비트랜드, 체리슈머
김난도 교수님외 여러 분께서 예측한 2023년 소비트랜드중 하나가 ‘체리슈머’이다. 소비 심리가 급속히 악화되어 비용 대비 효용을 극도로 추구하는 소비현상을 의미한다. 체리슈머는 ‘불황관리형’ 소비 형태로 불황주시형·불황동조형·불황복종형·불황자존형·불황무시형 소비 전략을 상황에 맞게 섞어 소비하는 행태를 보인다. 마치 지혜롭고 영민한 계묘년 토끼처럼 어려운 시기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는 ‘체리슈머’와 같이 투자하며 성공하는 한 해 되길 바란다.
글쓴이=박덕환 IBK 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현 IBK 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전 IBK 영업점 지점장
전 IBK 전자금융부 기업뱅킹 기획 설계
서강대 MBA
국민대 경영정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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