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美연준과 의견 교환 중…이론적 불필요"

2022.09.26 13:50:10

"이론적으로는 한·미 통화스와프는 필요 없어"
"유동성 문제시에만 체결 하고 있어"
"전제 조건 안 맞는데 체결하면 부작용 우려"
물가 정점은 10월 예상…내년 상반기까지 5%대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년6개월만에 1430원을 돌파하며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과 관련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의견을 교환 중"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이론적으로는 불필요하다며 조건이 맞지 않는데 체결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없이 위기를 해결하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한 공감도가 어느 정도 형성 돼 있냐'는 질의에 대해 "정부가 추진하는 외환시장 안정 방안에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이 포함돼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한은도 연준과 가까운 사이인 만큼 논의를 하고 있다”며 “다만 지난 두 차례 한·미 통화스와프 당시에도 우리나라와만 체결한 게 아니고, 달러 유동성이 부족할 때 9개 나라와 동시에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와 관련해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말했듯이 정보 교환이 있다”고 덧붙였다.

 

양국간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기 보다는, 연준이 달러 유동성 상황을 살펴보고 이런 현황 정보를 우리나라와 긴밀히 공유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달러가 너무 강세가 되면 전 세계적으로 올 충격에 대해 정책공조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국제결제은행(BIS) 회의나 이런 것을 통해 전 세계 여러 중앙은행 총재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우리가 다른 어느 중앙은행 총재보다 굉장히 가까운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통화스와프의 조건을 보면 연준의 내부 기준이 있다"며 "통화스와프 기준을 보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에 문제가 있을 때 논의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도 유동성 문제를 모니터링 하고 있고 이와 관련해서는 파월 미 연준 총재가 말했듯이 정보 교환이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0~2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주요국 중앙은행 인사들과 만나기 위해 BIS 총재 회의에 참석하고 정기적으로 연락 중"이라며 "정책공조 차원이기 보다는 많은 정보 공유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강달러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대해 “주요국 중앙은행 인사들과 만나기 위해 국제결제은행(BIS) 총재 회의에 참석하고 정기적으로 연락 중”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정책공조 차원이라기보다는 많은 정보 공유가 이뤄지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이론적으로는 지금 통화스와프가 필요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국민이 너무 불안하기 때문에 스와프를 받으면 좋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인상 폭에 대해 “0.25%포인트(p) 인상 기조의 전제 조건이 바뀌었다”며 다시 한번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연준의 연말 최종금리를 당초 4%로 예상했지만, 지금 4.4% 이상으로 올라갔고 내년 최종금리 전망치도 4.6%로 높아졌다”며 “연준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가 변했기 때문에 국내 물가와 성장,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금융통화위원들과 면밀히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우리가 처한 입장에서 이론적으로 한·미 통화스와프는 필요 없다"며 "국민들이 불안해 하기 때문에 통화스와프를 받아오면 좋은 것은 알고 있지만, 전제 조건이 맞지 않는데 체결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없이 위기를 해결하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며 "처음부터 보험(통화스와프)을 가지고 와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먼저 해봐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환율이 1430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사실상 통화스와프 없이 환율 안정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1997년이나 2008년 위기와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이번에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없이도 우리가 위기를 해결한다면 여러가지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책을 일관적으로 추진해 다른 외국에서 볼 때 왔다갔다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지금 상황에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 스와프는 때가 되면 국제적으로 논의가 될 것"이라며 "그 때까지는 미시적 정책을 통해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물가 정점에 대해 이 총재는 "현재 데이터로 볼 때는 10월이 정점으로 보고 있는데 국제 유가가 빨리 떨어진 반면 환율이 절하돼 그 효과가 상쇄돼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라 에너지 가격이 더 크게 뛴다든가 미국이 금리를 더 올려 원화가치가 더 절하된다면 정점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점이라는 의미가 잘못 해석될 수 있는데 정점이 오더라도 더 걱정되는 것은 내려오는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향후 물가에 대해서는 "유가가 지난 2~3개월 동안 많이 떨어져 물가가 많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환율이 이를 막아 물가가 하락하지 않고 있다"며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느냐, 내년 선진국 경기침체가 어느 정도 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겠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5%  위·아래의 높은 물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고, 뒤는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미국이 올해 성장률을 전망을 0.2%로 대폭 낮췄다"며 "한은도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성장률 전망도 다시 바꿔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경의 tkho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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