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저가 아파트단지 하락세...대출규제·금리인상 여파

2022.07.06 08:06:52

DSR규제·기준금리 추가인상…“하락세 뚜렷”
“호가 낮춰도 집 보러 오겠다는 사람 없어”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지난 5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아파트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사실상 거래가 끊겼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은행 대출과 금리에 민감한 지역이다 보니 호가가 계속 떨어져도 매수 대기자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며 "매물은 꾸준히 쌓이는데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지역 주택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해 2030세대의 '패닉바잉'(공황 구매)이 몰려 집값이 급등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여파로 기존 거래가보다 싼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중저가 아파트값 하락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노도강 등 서울 외곽 지역들은 집값 하락 폭을 키웠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3% 하락했다. 5월 다섯째 주 -0.01%로 하락 전환한 뒤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저가 지역에서 하락 폭이 커졌다. 강북구(-0.05%→-0.07%)는 수유·번동 중저가 위주로, 은평구(-0.05%→-0.05%)는 응암·증산동 위주로 매물이 적체되며 하락했다. 또 노원구(-0.05%→-0.07%)와 동대문구(-0.05%→-0.05%) 등도 하락세가 뚜렷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지역 초고가 위주로 간헐적 거래가 발생했으나, 전체적으로 추가 금리인상 우려와 매물 적체 영향 등으로 관망세가 지속되고 거래심리가 위축됐다"며 "서울 전체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0억5000만원에 거래된 노원구 월계풍림아이원(전용면적 84㎡)은 지난달 1억3000만원 하락한 9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또 도봉구 대상타운현대아파트(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월 10억29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 5월 9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5개월 만에 8900만원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도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주 전(88.1)보다 1.1p 하락한 87.0으로 집계됐다. 8주 연속 지수가 하락했다.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200에 가까울수록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택시장에선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본격화하고, 기준금리 추가 인상까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전체 금융권 대출잔액이 1억원이 넘을 경우,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은행 기준·비은행 5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중저가 아파트값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진형(경인여대 교수)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대출 규제 강화와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에 부담이 커지면서 중저가 단지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며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북 지역의 경우 금리 인상 등 규제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금융 비용 부담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중저가 주택의 수요가 크게 줄고,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중저가 단지가 몰린 지역을 중심으로 당분간 관망세가 지속하면서 거래가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철우 tallj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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