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 '취임 1년'…선거 연승에도 당내 갈등 '지속'

2022.06.11 13:20:12

헌정사상 첫 30대 당대표…공정·혁신 키워드
2030 세대 정치 참여 끌어…전국 선거 2연승
논란 대응 스피커 자처…서진정책 계승·발전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헌정사상 첫 30대 당대표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젊음과 공정, 변화와 혁신을 내세우며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서 43.82%의 지지를 얻은 이 대표는 기존의 낡은 보수 이미지 탈피에 나섰다.

그 결과 보수정당 사상 처음으로 2030 세대 지지를 끌어냈고, 탄핵 정국 이후 연전연패를 거듭하던 전국 단위 선거를 두 차례나 승리로 이끌어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공직후보자 역량강화 태스크포스(TF) 구성, 공직후보자 기초자격시험(PPAT) 도입에 이어 지방선거 승리 직후 혁신위원회를 띄워 공천시스템 개혁에도 나선다.

그러나 0선 30대 대표, 자유분방한 성격 때문에 벌어지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등 기성 정치인들과 잦은 갈등에 당 리더십이 매번 흔들린다는 평가다. 당내 주류로 자리 잡은 윤핵관과의 관계 유지가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특히 '성 상납 의혹' 관련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사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30 세대 참여 확대…공정·개혁 밀어붙여 선거 승리

1년 전 이날 당대표에 취임한 이 대표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2030세대 참여 확대다. 취임 직후 2030세대의 당원 가입에 앞장서면서 20여만명이었던 당원이 80여만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나는 국대다'를 통한 대변인 선발대회도 2030 세대가 대변인을 시작으로 정치에 입문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했다.

문재인 정부가 선점했던 '공정'과 '개혁' 키워드를 내세운 것도 이 대표였다. 공천 공정성 확보를 위한 첫발로 취임 한 달 후인 지난해 7월 '공직후보자 역량강화 TF'를 발족하고, 당내 반발에도 PPAT를 도입했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후에는 혁신위원회를 출범해 공천 룰 개혁 등을 추진한다. 끊임없이 개혁을 선도해야 한다는 그의 생각이 반영됐다.

기발한 전략으로 대선에서 승리해 5년 만에 보수정권을 재창출하고, 지방선거를 총지휘해 지방권력마저 바꾼 공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약점을 파고들고, 논란 때마다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윤 대통령을 위한 비단 주머니, 이재명 민주당 의원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 반박 등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서진(西進) 정책을 계승해 발전시켰다. 취임 직후 광주 동구 재개발 참사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후 대선 기간 전남 섬 지역을 일일이 돌아다니는 등 취임 이후 호남 지역만 20번 이상 방문해 지역 민심을 직접 살폈다. 광주에 출마한 후보들의 현수막이 고의로 훼손되자 새벽 일찍 내려가 재게첩했다.

이에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은 호남에서 보수 정당 후보로는 가장 높은 10% 초반대 득표율을 얻었다. 지방선거에서는 비록 호남에 깃발을 꽂지는 못했지만 광주시장, 전남·전북지사 후보가 모두 10% 중반대 득표율을 얻기도 했다. 호남 광역의원 정당투표율도 2위를 기록해 지역별 1명의 비례대표를 확보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여권 실세와 잦은 갈등…불안한 당 장악력

그러나 당 쇄신과 선거 승리에도 잦은 당내 갈등에 휩싸였다는 점은 흠이다. 0선 30대 대표라는 특성, 자유분방한 성격과 직설적인 화법 등으로 당내 갈등을 유발하고 20대 여성과 남성을 갈라치기 한 역풍을 맞는 등 리더십이 계속 흔들리고 있다.

대선 승리를 이끌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윤핵관을 공개 저격하며 당무를 거부했지만 나흘 만에 울산 회동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 측과 갈등이 이어지자 지난 1월 의원총회에서 당대표 사퇴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갈등은 윤 후보가 의총을 방문한 뒤 극적으로 봉합됐다.

 

여권 실세와의 갈등은 지방선거 이후에도 이어졌다. 당내 최다선(5선) 정진석 의원이 이 대표의 공천 개혁과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설전을 벌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외교적 파장을 간과한 신중하지 못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당내 실세와의 갈등이 이어지는 사이 당 안팎으로 돌고 있는 조기 사퇴론, 미국 유학설 등은 이 대표의 당권 장악력이 확고하지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 한 의원은 "이 대표의 순발력과 감각은 혀를 내두를 정도지만 기성 정치 문법에 맞지 않아 계속 공격받을 수밖에 없다"며 "혁신을 추진하는 1년간 기성 정치와 치열하게 생존 다툼을 벌여야 한다"고 봤다.

이른바 '젠더 갈라치기'로 이대남(20대 남성)의 지지는 얻었지만 대거 이탈한 여성의 표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향한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대선 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정면 비판해 갈라치기를 유도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갈등 관리·갈라치기 수습 '숙제'…윤리위 징계 '고비'

이 대표가 밝힌 대로 '역대급 당대표'로 남으려면 공천 혁신 과정에서 윤핵관 등 실세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갈라치기로 인한 부작용을 해결해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진다.

한 의원은 "보수정당 지지층이 아니었던 2030 세대를 끌어들여 당을 성장시킨 건 분명한 공적이다. 그러나 당내 갈등 관리, 사회 분열 수습 과제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의원은 "공천 룰 개혁을 너무 빠르게 띄워 갈등을 촉발했다. 2024년 총선과 관련이 있는 만큼 관계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이 대표는 오는 24일 당 윤리위의 '성 상납 의혹' 징계 결과를 앞두고 있다. 가장 낮은 징계 수위인 '경고'가 나오면 대표직 수행에 무리가 없겠지만, 당원권 정지·탈당 권유·제명 등의 결과가 나오면 이 대표가 불명예 퇴진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12일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의 소회와 당 혁신위원회 운영 등의 현안과 향후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김세권 sw44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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