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태 직론직설】 친환경 종이컵 인증과 인센티브제 도입해야

2021.12.20 17:40:48

 

[시사뉴스 박성태 대표 겸 대기자] 

 

종이컵은 종이가 아니고 플라스틱컵

 

종이컵은 우리의 생활 속에서 가장 접하기 쉽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1회용품 중 하나로 고품질의 펄프로 제조된 종이원단으로 만듭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종이컵은 펄프로 만든 종이원단으로 만들었으니까 당연히 종이라고 생각하고 사용하고 종이로 버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종이컵은 펄프로 만든 종이원단에 물과 기름 등에 강한 내수성, 내유성을 주기 위해 컵 내부에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폴리에틸렌을 코팅해서 만듭니다. 따라서 종이컵은 한마디로 플라스틱컵의 일종입니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와 업계의 종이컵 생산량 등을 추계해 보면 국내에서 판매 사용된 1회용 종이컵은 년간 230억개 수준이며 그 중 재활용되는 양은 6%가 조금 넘는 수준인 15억개 정도입니다.

 

종이컵의 재활용률이 극히 낮은 이유는 종이컵의 선별 수집 시스템이 부족하고 수집하더라도 이물질과 코팅을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재활용 기술의 수준이 아직은 낮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종이컵의 90% 이상은 수거되더라도 매립되거나 소각 등의 방법으로 폐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렇게 폐기되는 종이컵은 쓰레기 처리비용(연간 600억~700억 원 정도)의 부담을 줄뿐 아니라 종이컵의 코팅물질인 폴리에틸렌은 분해가 매우 어려워 결국 환경오염을 증가시킨다는 문제도 발생시킵니다.

 

종이컵에 커피나 뜨거운 물을 마시지 말라는 얘기를 들으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종이컵으로 뜨거운 물이나 커피 등을 마실 때 종이컵 내부에 코팅된 폴리에틸렌이 녹으면서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켜 인체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종이컵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이유는 정부가 내년 6월부터 ‘1회용컵 보증금제’라는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지만 제도 시행의 목적과 구체적 시행방안 등이 허점투성이라 제대로 알고 그 제도 시행 여부를 결정하자는 의미에서입니다.

 

1회용컵 보증금제는 탁상행정의 전형

 

지금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1회용컵 보증금제’는 한마디로 탁상행정의 전형이라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도 시행의 목적이 1회용컵의 회수와 재활용인데 1회용컵을 PET재질의 플라스틱컵 위주로 정책 방향을 잡고 있는데다 회수와 재활용 목표도 현재의 상황과 동떨어지게 지나치게 높게 잡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이미 한번 시행했던 제도로 2008년에 폐지 후, 14년 만에 부활하는 것인데 여전히 제도의 목적과 시행방안을 주먹구구로 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나 관계전문가들의 주장입니다.

 

그래서 본지가 “1회용컵 보증금제‘ 정책보완이 시급하다는 심층취재기사를 다루었고 그 후속 작업으로 국회, 정부, 학계, 업계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과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 16일 국회에서 본지 주관, 국민의힘 김성원의원 주최로 ‘1회용컵 보증금제“관련 정책세미나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주제발표자와 토론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내년 시행 ‘1회용컵 보증금제’ 정책효과를 위해 다양한 회수 및 재활용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PE(플라스팅 코팅) 종이컵을 친환경 컵으로 대체하면 된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환경부 공무원은 1회용컵 사용 억제를 위해 컵보증금제도 시행과는 별도로 내년 11월부터 모든 음식점과 매장에서 종이컵 사용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전문가들은 종이컵을 사용 안하는 것이 당연히 좋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어려우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PE(플라스틱 코팅) 종이컵을 친환경 컵으로 대체하면 국민건강도 챙기고 정부가 목표하는 회수와 재활용률도 달성할 수 있는데 무조건 사용금지를 정책대안으로 시행한다니 정말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고품질의 원료자원인 종이컵의 재활용률을 제고하기 위한 학계와 업체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 굴지의 제지업체는 물론 중소기업까지 종이컵 내의 폴리에틸렌 코팅을 하지 않는 친환경 종이컵을 개발해 출시하고 있습니다. 이들 제품은 폴리에틸렌 코팅 없이 자체 개발한 수용성 코팅액을 적용해 별다른 추가 공정 없이 재활용이 용이하고 토양 매립 시 생분해가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친환경컵 인증및 인센티브제 도입 등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 필요

 

다만, 생산비용과 재활용비용이 높아 생산과 상용화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데 정부의 친환경컵 인증제 및 인센티브제 도입, 친환경 종이컵 적용 범위 확대 등 정부의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까 해외에서는 이미 1년반 전에 출시된 LG전자의 전자식 마스크가 식약처 심사만 6개월 걸리는 등 국내 출시를 못하고 있다가 LG전자가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해 가까스로 내년 초 국내 출시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공무원들의 전형적인 복지부동과 시대에 동떨어진 규제 탓으로 CES(미국 라스베가스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전자제품 박람회) ‘혁신상’까지 받은 제품을 사장시킬뻔 한 것입니다.

 

정부는 컵보증금제와 1회용 종이컵 사용금지 등의 정책을 탁상에서 구상한 내용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그대로 밀고 나갈 것이 아니라 학계와 업계 등 전문가들의 건설적 의견을 전향적으로 수용하여 친환경 종이컵 인증제 도입 등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어 시행함으로써 추구하는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박성태 sungt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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