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돋보기】 핸드 드로잉과 3D 촬영기법으로 탄생된 판타지 애니메이션 <어웨이>

2021.08.09 17:45:26

눈과 귀가 호강하는 웰메이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비행기 사고로 불시착한 미지의 섬에서 괴생명체에 쫓기게 된 소년은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를 비롯해 전 세계 영화제에서 8관왕을 달성하고, 제92회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최종후보 32개 작품에 포함됐으며, 47회 애니 어워즈에서 <겨울 왕국 2>, <토이 스토리 4>와 함께  베스트 음악 부문 후보에 선정되기도 했다.

 

긴츠 질발로디스의 자주제작방식

 

비행기 사고로 불시착한 미지의 섬에서 소년은 불가사의하고 거대한 어둠의 존재를 맞닥뜨린다. 도주 과정에서 안락한 장소를 발견하고 외로운 새를 만나서 친구가 된다. 


지도와 모터사이클을 발견한 소년은 용기를 내고 알 수 없는 어둠의 존재로부터 벗어나 섬을 탈출하기로 결심한다. 소년은 날지 못하는 새와 서로를 의지하며 집으로 가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3D 애니메이션, 실사 등 다양한 장르에서 7편의 단편을 선보이며 주목받아온 라트비아 출신 영화감독이자 제작자인 긴츠 질발로디스의 자주제작방식의 작품이다. 

 


각본부터 디자인, 작화, 연출, 편집, 작곡까지 모든 작업을 혼자 도맡아 4년의 제작기간을 투자해 특유의 독창적인 핸드 드로잉과 3D 촬영기법으로 탄생됐다.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이 집단의 방대한 작업산물이란 것이 통례가 되고 있는 시대에 그 상식을 뒤엎고 애니메이션 본질과 미래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1994년생으로 8세부터 애니메이션 제작을 시작한 감독은 주로 아이폰과 마야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어왔다. 


그의 첫 장편영화인 <어웨이>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듀얼>(1971), 월터 살레스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2004), 알폰소 쿠아론의 <칠드런 오브 맨>(2006), <그래비티>(2013) 등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제43회 프랑스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처음 생긴 가장 창조적이고 특색있는 작품을 선정하는 ‘콩트르샹(Contrechamp)’의 신설 첫해 최초수상자의 영예를 안은 것을 시작으로, 포즈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대상 등 전 세계 영화제에서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받았다. 


<어웨이>가 인디애니페스트 2019 개막작으로 선정돼 질발로디스 감독은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미니멀하면서 고전적 아름다움


<어웨이>는 단순함에서 오는 기본의 힘과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극대화된 영화다. 화려한 색감과 독창적 화풍은 그 자체로 미적 완성도가 대단하지만, 음악과 효과 외의 단 한마디의 대사도 없이 영상 언어 만으로 몰입감을 주고 캐릭터를 생동감있게 표현하는 섬세한 연출이 돋보인다. 


캐릭터에 그림자 없이 윤곽선을 생략하고, 배경 일러스트레이션이 움직이는 듯한 몽환적 효과로 서정적 정서를 이끌어낸다. 


롱테이크 장면의 삽입, 아이폰을 실제로 흔들어 캡처해서 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해 리얼한 흔들림과 움직임을 넣은 핸드헬드 촬영 등 다양한 기법으로 미학적 표현과 감독의 철학적 메시지를 적절하게 전달한다. 

 


클로즈업으로 감정에 집중하고 정교하게 포착하는가 하면, 광활한 공간을 넓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인물의 고독감을 묘사하기도 한다. 사후세계의 여정 혹은 신화적인 성장물 같기도 한 웅장하고 은유적인 세계관 또한 매혹적이다. 


감독이 직접 작곡한 <어웨이>의 음악도 인상적이다. 화려하거나 복잡하지는 않지만 신시사이저를 활용한 단조롭고 반복적인 코드의 사운드 트랙은 음악과 작화, 공간과 움직임이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영상과 음악의 조화로 호평을 얻었다. 


분위기가 무거운 영화 사운드 트랙을 주로 맡는 필립 글래스와 막스 리히터 등 미니멀리즘 거장들의 영향을 받았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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