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SK이노,배터리 분쟁 2조원 합의…조지아주 공장‧고객사 안정적 공급

2021.04.11 21:34:06

 

현금 1조원+로열티 1조원 합의된 방법으로 지급
모든 쟁송 취하…향후 10년간 추가 쟁송 안하기로
조지아주 SK공장, 헝가리 이전 안하고 계속 건설
양사, 포드·폭스바겐에 안정적으로 배터리 공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수년 간 이어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전쟁'이 2조원 합의로 끝을 맺었다. 양사가 국내외 모든 쟁송을 취하하기로 하면서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을 계속 진행하고, 양사 모두 고객사인 포드 등에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양사는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 전격 합의했다.

양사는 이번 합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현재가치 기준 총액 2조원(현금 1조원+로열티 1조원)을 합의된 방법에 따라 지급하고 ▲관련한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고,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사장과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은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며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및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쟁의 시장…LG직원 80여명의 대거 이직

양사의 최종합의가 타결된 이날은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지 714일째 되는 날이다.

두 회사의 전쟁은 LG에너지솔루션 전지사업본부의 연구개발(R&D), 생산, 품질관리, 구매, 영업 등 전 분야에서 근무하던 직원 80여명이 지난 2017년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하면서 시작됐다.

업계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말 폭스바겐의 배터리 수주를 따냈다.

당시 업계1위였던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이직한 직원들을 통해 'LG의 납품가'를 알아 최저가격 입찰 후 수주에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또 개발, 생산, 영업 등 배터리분야의 전 영역에 걸쳐 영업비밀을 훔쳐갔다고 주장했다.  

◇국내외 송쟁 시작…미국 ITC에도 제소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4월 29일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서로 서울경찰청과 서울중앙지법등에 고소와 손해배상 소송을 하면서 전쟁이 장기화됐다.

올해 2월 10일 ITC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최종판결했다.

그러면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품, 소재에 대해 10년 동안 미국 내 수입금지를 명령했다.

단 미국 고객사들을 우려해 포드와 폭스바겐 일부 차종에 대해 각각 4년과 2년의 유예기간을 명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쟁에 대한 ITC의 '영업비밀 침해' 최종 판결과 관련해 11일(현지시간) 안에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다.

양사는 바이든 행정부의 거부권 행사시한인 11일(한국시간 12일 오후1시)를 하루 앞두고 전격 합의했다.

 

한미정부는 양사를 다양한 방법으로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극적 합의 전 SK이노베이션의 공장이 있는 미국 조지아주(州)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SK이노베이션은 미 조지아주에 배터리 1, 2공장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최소 26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조지아주와 미 정치권에 홍보했다.

SK이노베이션은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조지아주 공장을 그대로 두겠지만, 행사하지 않아 ITC결정이 확정될 경우 조지아주 생산설비를 헝가리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보이면서 미 정치권을 압박했다.

◇합의에 따라 모든 판결 무효화…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계속

LG에너지솔루션은 당시 SK이노베이션에 3조원가량을 요구하고, SK이노베이션은 1조원가량을 제시하는 등 협상이 난항을 겪었지만 11일 2조원(현금 1조원+로열티 1조원)으로 최종합의가 됐다.

양사는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고,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ITC의 'SK측의 배터리 미국내 10년간 수입금지'판결은 무효화되고, 또 미국 델라웨어 연방법원에서 진행중인 '영업비밀 침해' 관련 실질적인 손해배상 관련 재판도 취하된다. 국내에서 진행중인 고소건도 취하된다.

따라서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1,2공장을 설립을 계속 진행하고, 배터리 생산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사의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고객사 폭스바겐과 포드 등도 배터리를 양사에서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합의 직후 공식입장에서 "이번 합의는 공정경쟁과 상생을 지키려는 당사의 의지가 반영됐으며, 배터리 관련 지식재산권이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번 합의를 통해 폭스바겐과 포드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며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 공장도 정상적으로 운영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양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공존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은 앞으로도 전세계적인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서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대규모 배터리 공급 확대 및 전기차 확산이 성공적으로 실행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SK이노베이션도 공식입장에서 "이번 분쟁과 관련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정책, 조지아 경제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됐다"며 "무엇보다도 2022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앞둔 포드 및 폭스바겐 등 고객사들의 변함 없는 믿음과 지지에 적극 부응해 앞으로 더 큰 파트너십으로 발전해 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게 된 점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로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배터리사업 운영 및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됐으므로 美 조지아주 1공장의 안정적 가동 및 2공장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미국은 물론 글로벌 전기차 산업 발전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내외 추가 투자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홍경의 tkho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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