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지평‧서울시 건축문화 활성화사업 <2>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2020.11.30 14:59:58

3D로 보는 한국 로마네스크 양식 교회건축 대표

 

서울시비영리민간단체 문화지평(대표 유성호)이 주관하고 서울시 건축문화과 후원으로 진행한 ‘2020 서울시 건축문화 활성화사업’ 일환인 ‘서울의 종단별 첫 종교건축과물과 주변 근대 건축물 답사 및 아카이빙’이 30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사업은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을 비롯해 총 9곳, 11개 종교 건축물에 대한 3D 스캔 데이터를 통해 실감모형을 만들었다. 주요 종교건축물의 3D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고해상도 카메라와 드론으로 촬영 시 컬러체커를 이용, 실감모형 적용을 위한 정보를 얻었다. 이를 후작업에서 노이즈를 제거하고 컬러 값을 일정하게 하는 등 보정을 통해 매쉬를 생성하고 실감모형을 완성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3D 스캔작업은 전문업체인 테라픽스 정성혁 대표가 맡았다. <편집자주>

 

[ 시사뉴스 김정기 기자 ]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은 긴 십자형 평면으로 한국 로마네스크양식 교회건축을 대표하며 고딕양식의 명동성당과 쌍벽을 이루는 성당건축으로 평가되고 있다. 로마네스크와 고딕양식 교회 건축물은 하늘에서 보면 십자가 모양을 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서울주교좌성당은 크게 두 번의 공사에 걸쳐 완성된다. 1910년에 건축을 결의한 후 1922년에 착공했고 1926년 5월2일에 축성했다. 3대 주교 마크 트롤로프의 10년간 구상과 모금에 힘입은 그의 마지막 산물이다. 설계자는 영국 왕립건축학회(RIBA) 회원인 아더 딕슨, 감독자는 레슬리 브룩스였다.

 

원 설계도에는 하나의 성가대석, 7개 주간의 신도석과 통로, 양 날개부로 설계됐다. 그러나 20년대 준공 당시는 3개 주간의 신도석과 통로부, 양 날개부 일부, 지하 현실(玄室)만 건립됐다. 전체적으로 원 설계도의 50% 정도였다.

 

1991년 성공회 성당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대성당을 증축하고자 했으나 설계도가 없었다. 1993년 한 영국 관광객이 그가 근무하는 렉싱톤도서관에 보관된 아더 딕슨의 원 설계도를 극적으로 찾아냈다. 원 설계도에 따라서 두 번째 공사(1994~1996년)는 광장건축의 건축가 김원이 실시설계를 했고 대우건설이 시공했다.

 

 

주교좌성당에 대한 해설사들의 해설에 빠지지 않는 것이 ‘한국적 건축미’의 가미다. 기와지붕과 처마장식, 창살, 심지어 스테인드글라스 오방색까지 끌어 온다. 김정신 ‘성공회 서울 대성당의 건축양식과 그리스도교 빛의 미학’에서 서울주교좌성당의 처마장식, 창살문양, 기와지붕, 스테인드글라스의 오방색 등이 한국 전통건축 요소를 섞어 쓴 것이라고 간주했다.

 

또 ‘영국인 트롤로프 신부와 성공회 건축’에서 3대 주교 트롤로프와 성공회 건축에 대한 실증적인 자료를 소개하면서 정통적인 서양건축양식의 소개와 교회 건축의 토착화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성공회 신학자 이정구는 ‘한국 성공회 교회건축과 그 신학’ 논문에서 한국 성공회 교회 건축 변천의 특징을 고찰하면서 ‘한양 절충 양식을 교회 건축 토착화의 시작으로 보는 것이 옳은데, 한국 성공회 교회 건축에서는 한양 절충식의 단계 없이 서양식 교회 건축 양식이 도입되었고, 가톨릭이나 개신교와는 달리 교회 건축의 토착화 단계가 상실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성공회 선교 초기의 교회 건축물은 서양의 예전(禮典)을 토속건물에 담아 사용하는 한옥 건축물일 뿐 토착화된 건물이라고 볼 수 없고 강화성당도 당시의 보편적 건축 재료를 사용한 것이지 절충 양식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정구는 후속 연구인 ‘영국의 미술 공예 운동과 성공회 서울 주교좌성당’에서 ‘이 건축물은 영국 미술공예운동의 한 줄기가 한국에 유입된 경로와 산물이며 서울주교좌성당 건립의 결과로 한국 성공회는 토착화의 기회를 상당 기간 놓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한국적 건축미가 가미된 것이 아니고 아더 딕슨의 미술공예운동 영향 때문이란 주장이다. 실제로 아더 딕슨이 1911년 지은 성 바실교회와 주교좌성당 외관은 닮은 구석이 많다. 한국식이었다는 지붕기와 사용, 처마장식 등이 이미 성 바실교회 건축에서 보여준 것과 흡사하다.

 

지난해 ‘2천년 역사도시 서울 진피답사’ 때 주교좌성당에 대해 문화지평 기록한 ‘한옥 건축 양식인 처마 서까래 형태와 기와를 사용해 한국인들에게 친근감을 준 게 특징이다’도 수정을 가해야 할 상황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건데 아더 딕슨 입장에서 굳이 한국 건축을 부분으로 채택할 동기가 없어 보인다. 발주자 역시 별 의도를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김정기 sisanew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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