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환 칼럼】 BTS의 작은 위로, 다이너마이트가 고맙다.

2020.09.04 09:27:38

아침을 방탄소년단(BTS) 음악을 켜고 시작해본다. 지난 날 식사자리에서 BTS이야기가 많이 나왔었다. 한국인 최초로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나도 2018년 말에 읽었던 차민주의 <BTS를 철학하라>라는 책을 이야기하며, BTS의 음악세계엔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는 등의 얘기를 늘어놓았다.

 

BTS의 음악은 청년들의 삶과 현실의 어려움을 표현하고, 게다가 그렇게 힘든 길임에도 자신의 삶을 살라는 꿈과 미래를 향한 일관적 메시지를 감각적으로 담고 있다는 이야기, BTS의 가사 속에서는 본래적 자기를 알기란 너무 어렵고 본래적인 자신이 7의 70곱의 가죽에 쌓여 있다고 표현한 철학자 니체를 발견할 수 있다는 이야기, 팬클럽 아미와의 일방적이지 않는 수평적으로 소통하고 연대관계라는 이야기, 뮤직비디오를 보면 7명 각자의 모습이 어느 한 명에 의존적이지 않고 공평하며, 그 개성이 전체 팀의 모습으로 제대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이야기들을 힘주어 말했다.

 

그런데 솔직히 뜨끔하다. 정작 전 세계적 돌풍을 이끌어가고,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에서의 네 차례 정상을 넘어 주류 팝음악의 인기지표인 핫100에서 처음으로 1위의 영광을 안게 한 그들의 최신작 <다이너마이트>는 접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새벽 눈을 뜨자마자 유튜브를 열어본다.

 

사실 BTS와 그 음악에 동화되기엔 나는 연식이 좀 된다. 그렇기에 BTS를 입덕(어떤 분야에 빠져 매니어 된다는 신조어)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최초의 영어음반이지만, 멜로디나 리듬, 안무, 영상전체가 모두 편하게 다가온다. 미국 역시 복고풍이 인기라던데 디스코 스타일에 배경화면 등이 익숙하다. 7명 개개인의 설정이 일상의 삶 속에 아주 편안하다. 포브스는 “가족 친화적인 가사는 ‘다이너마이트’를 미니밴에 탄 어린 아이부터 엄마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곡으로 만들었다”고 극찬했다고 한다.

 

음악을 세 번 반복해 듣고, BTS 관련 언론기사를 검색해본다. 빌보드 1위의 극찬에 더 나아가,

 

과연 그래미상의 다이너마이트도 거머쥘까? 병역문제는 어떻게 할까? 상장을 앞둔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대박을 터뜨릴까? 정치를 비롯한 우리 사회는 BTS에게 무엇을 배워야 할까? 많은 관련 이슈들이 제기된다. 가까이 와 닿는 이야기도 있지만 너무 앞서가는 이야기도 많다.

 

그 어떤 기사들보다도 BTS의 수상소감 그 자체가 나는 와 닿는다. BTS는 수상소감으로 3가지를 얘기한다.

 

하나는 "꿈이 현실로… 안주 않고 최선 다할 것"이라는 이야기. 또 하나는 "좋은 성적표를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라도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발표한 곡인데.. 기쁘고 감사하다"는 이야기. 마지막으로 또 하나는 "아미와 함께 이룬 성과"라는 팬클럽이야기를 강조한다.

 

세대 간 차이가 BTS의 음악과는 교감의 차이로 나타날 수 있겠지만, 그들이 이야기하는 수상소감엔 충분히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들은 미래를 '함께 꿈꾸며' 노력하는 이들이고,

그들은 세상 사람들의 힘듦을 '함께 보며' 자신의 달란트를 발휘하는 이들이며,

그들은 자신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 하며' 이들을 우선 배려하는 이들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BTS에 입덕한 자 아니지만, 나는 이 사회의 건전한 상식을 지닌, 편한 생각을 편한 음악으로 선물하는 이들이기에 의미가 더욱 큰 것 같다. <BTS 다이너마이트> 음반이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는 행운의 다이너마이트가 되기를 소망한다.

 

여러분도 다이너마이트 클릭, 함께 하실까요?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강영환 bridge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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