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태 칼럼】 코로나19사태 삼식이 늘어 …대화보다 소통 필요

2020.08.27 12:03:26

[시사뉴스 박성태 대표] 최근 코로나 19상황이 다시 심각해지면서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집콕(집에만 있는)하는 사람, 즉 ‘홈루덴스’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홈루덴스’는 ‘호모루덴스(유희하는인간)’에서 파생된 말로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놀고 즐기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다. 집에서 영화보고 밥먹고 게임하고 즐기는 것이다. 


그러나보니 자연히 삼식이가 늘어나게 되고 이들을 챙겨야 하는 주부들은 거의 멘붕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밥은 왜 꼭 여성이, 주부가 챙겨야 되냐’는 반론이 당연히 제기되고, 맞는 말이지만 실제로 대부분 가정에서는 주부들이 식사를 챙기는 것이 현실이다 보니 주부들은 거의 돌아버릴 지경이라고 하소연이다.


삼식이(三食ㅡ)는 최근 국어사전에 등재될 만큼 보통명사화 된 단어로 ‘백수로서 집에 칩거하며 세 끼를 꼬박꼬박 찾아 먹는 사람’을 말한다. 일식이(一食ㅡ)는 하루에 한 끼만 집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 이식이(二食ㅡ)는 하루에 두 끼만 집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 영식이(零食ㅡ)는 하루에 세 끼 모두를 집에서 식사를 하지 않은 사람이다. 가정주부들에게는 영식이는 거의 대통령 아들(令息)대우를 받지만 삼식이는 삼식이XX라며 주부들에게 지청구를 듣는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그런데 백수가 아닌 삼식이들의 증가로 인해 가족관계가 붕괴되는 조짐까지 보이는 가정을 탄생시키고 있다고 한다. 직장출근 하느라 학교 가느라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재택근무로, 원격수업으로, 집콕으로 하루 종일 붙어있다 보니 식사문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 문제로 가족 간의 유대관계가 돈독해 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관계가 악화되는 가정들의 얘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대화는 많이 하는데 소통이 없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흔히들 대화와 소통을 구분하지 못하는데 분명 대화와 소통은 엄청 큰 차이가 있다. 


몇 년전 사회소통위원회주관 특강을 하면서 소통에는 4단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즉 사람은 태어나면서 울거나 소리를 내게 되고 그 다음 간단하지만 단어와 문장을 엮어 말을 하고, 말을 하게 되면 대화, 즉 상대방과 말을 하게 되고 이 단계를 넘으면 소통을 하게 된다. 그런데 소통은 꼭 대화를 통해서가 아니라 소리나 말로서도 가능하고 가장 용이한 소통방법은 서로 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소리나 말이나 대화는 자기 하고 싶은대로 그냥 표현하는 것이다. 상대와 대화를 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리 대화를 오래하고 많이 해도 자기말만 하고 자기주장만 하면, 소통은 커녕 오히려 적대감만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실제로 외식메뉴와 외식 후 커피 먹는 문제로 다투다가 이혼 일보 직전까지 간 36년차 어떤 부부의 얘기는 남의 얘기가 아닌 듯하다. 이 부부는 비교적 사회적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잘나가는 남편이 백수가 아닌데도 최근 삼식이가 되자 매번 집에서 식사하기가 번거로워 가끔가다 외식을 하는데 그때마다 외식메뉴, 외식 후 커피 먹는 문제로 다투었다는 것이다. 남편은 “그냥 아무거나 대충 먹자” 이고 아내는 “당신은 밖에서 좋은 것 많이 먹으니 나한테도 좋은 것 사주라”라는 것이고 “커피는 집에서 먹지, 왜 돈주고 사먹냐”라는 남편에 대해 “그깟 커피값이 비싸서 그러냐?”며 서로 자기주장만 하다가 대판 부부싸움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결국 36년을 살아도 남편 생각도 모르는 아내와 못 살겠다는 남편과 자기혼자 잘난 척 하고 아내를 하찮게 생각하는 남편과는 못 살겠다는 아내는 이혼하기로 구두합의까지 했으나 36년간 산 정 때문에 다시 살고 있다고 한다. 이 부부의 특징은 대화는 하는데 서로 자기주장만 한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어떤 40년차 부부는 갑자기 부부 골프약속이 잡혀서 “코로나 와중에 왠 골프?”라면서도 “약속이니 가야 한다”고 하자 부인이 슬그머니 나가 고급 골프복을 사가지고 왔다고 한다. 한 눈에 봐도 상당히 비싼 옷이라 남편은 뭐라고 얘기를 하려다가 아무말 없이 아내를 바라보다 웃으면서 “여보, 갖다 주지 그래?”라고 딱 한마디 하니 대답도 없던 아내가 다음날 “여보, 나 갖다 줬어” 했다는 것이다.  굳이 여러 말 안해도  내공으로 소통한 좋은 예다.  


대화만 하다 관계를 악화시킨 부부와 소통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부부의 사례를 보면서 우리 모두 상대를 배려하고 양보하면서 가족들과 소통하는데 힘을 쏟자. 정치와 경제는 높은 분들이 잘 챙겨주실테니까.

 

박성태시사뉴스대표 sungt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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