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환칼럼] 마케팅으로 비례정당을 논함

2020.03.05 11:21:55

"어느 영역에서 최초가 될 수 없다면 최초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라"

마케팅의 바이블이라 할 수있는 마케팅불변의 법칙의 두번째 '영역의 법칙'이다.

PC시장에 전화로 판매하는 방법을 최초로 도입해 성공한 '델컴퓨터'나, 가까이엔 일반 요식업종에 배달을 무기로 시장의 판도를 아예 바꿔버린 '배달의 민족', 최근 백화점과 재래시장, 종합인터넷쇼핑몰에 강력한 도전자로 나타난 로켓배송 '쿠팡' 등은 영역의 법칙의 주역들이다. 

즉 강력한 기존시장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 영역을 만들어 그 영역의 일등은 물론 기존시장의 판에 변화를 가한 브랜드들이다.

요즘 정치권에서 관심의 대상으로 부각되는 '비례정당'을 보면 마케팅에서의 '영역의 법칙'이 떠오른다. 

작년말 '준연동형 비례제'로의 선거법개정 이후, 개정을 주도한 4+1정당에서 완전 배제된 제1야당인 당시 자유한국당은 우리나라 정당사에 새로운 영역인 모당의 위성정당용 성격인 비례정당을 들고 나왔다. 

'꼼수정치네', '개악에 맞선 묘수네'하며 싸움을 벌이는 동안 비례정당 '미래한국당'은 결국 만들어지고 정치권 전체가 정치적 셈법의 득실을 가동했다. 

최근 안철수전의원의 자신이 주도하는 '국민의 당'을 아예 비례대표후보로만 선거를 치른다고 선언함으로써 두번째 비례정당이 태동된 셈이 되었다. 

미래한국당을 꼼수로 치부하고, 이를 그렇게 비난하며 당대표부터해서 책임있는 분들이 나서서 절대로 비례정당을 만들지 않을것이라 천명한 더불어민주당도 5명의 핵심인사들이 비례정당 창당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었다. 

여권 실세라 알려진 손혜원의원, 윤건영 전국정상황실장이 유사정당 필요성의 군불을 떼운 이래, 정봉주전의원이 '열린민주당'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진보진영이 모두 참여하는 '진보비례 연합정당' 창당도 논의되고 있다.  

꼼수정치의 표본이라 비웃던 미래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에겐 자신의 세력을 표수로 제압해리는 공포의 대상이자, 이젠 살기위해 어쩔 수없이 따라가야 할지도 모르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현 지역구 의석수를 기준으로 여당이 앞서는 지금의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준연동형비례제의 룰대로라면 제1당은 야당 차지라는 결과가 도출된다 하니 마음이 급할 따름이겠다.

마케팅의 '영역의 법칙'이 가동된다. 
그 법칙대로 이 영역을 만든 미래한국당은 4+1이 지배하는 기존 정치권의 시장영역에선 패자였지만 최초의 비례정당시장의 새로운 영역을 만들고 '미래한국당'이라는 새로운 상품으로 그 새영역을 선도해가는 셈이 되었다. 

고전을 면치못하던 제3자는 새로운 영역으로 마케팅방향을 전환했고, 기존시장의 최강자는 이 새로운 영역에 들어올지 말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이 자체가 새로운 영역의 시장은 성공한 셈이다.

전체시장 최강자인 더불어민주당이 새영역에 들어온다면 이제 평소 우호적 관계의 파트너인 정의당과 등을 져야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케팅을 전개해나가며 카니발리즘(제 살 깎아먹기)에 걸릴 수도 있다. 

비례정당 표를 얻는 만큼, 명분을 잃은 채 말바꾸고 게다가 정신을 바꿈으로서 지역의 민심을 잃을 수 있다. 
새로운 영역의 법칙이 만든 덫에 걸렸다.

왜 이런 새로운 영역의 시장이 만들어져야 하나? 그리고 여당은 덫에 걸려야 하나? 

나는 이런 시장을 만들게 한 애초의 원인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 자체가 문제이며, 정치적 셈법을 나눈 4+1공조자체가 문제라 생각한다. 

나는 이 새로운 영역의 시장은 총선이후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례정당은 없어지고 선거법도 원상태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소신이다. 아니 이차에 비례대표 자체를 폐기하며, 그 폐기된 의원수 이상으로 국회의원수는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총선이후 1당이 되든 2당이 되든 어느 당이라도 국민이 바라는 이 길을 선도하는 당이 다음의 승자가 된다고 믿는다. 

국민의 인식속에 제대로된 정당으로 거듭나는 선도자가 되기를 바란다.  

더 좋은 것보다는 맨 처음이 낫다. 역시 마케팅불변의 법칙 중 제1법칙 '선도자의 법칙'이다. 

다음 국회는 국회와 정당의 불신을 떨쳐버리기 위해 노력하는 최초의 선도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더 좋은 것들은 이후 계속 제대로 만들어나가면 된다.











강영환 bridge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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